이 글 적으려고 회원가입한 30대 후반 펨붕이임.
내 이름은 네글자임. 아마 대한민국에 한명 밖에 없을거야.
그래서 살아오면서 이름때문에 긍정적인 일 부정적인 일 참 많은 일이 있었음.
(애들이 이름가지고 놀린다거나, 대학 교수님이 백명 넘는 강의에 출석부를때 나는 얼굴한번 꼭 본다든지 이름가지고 언급을 한번 한다든지)
그럼 어제 있었던 일을 알려줄게.
어제 회사 팀에서 워크샵을 했음. (팀원이 수백명 정도 됨)
첫 시간에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새로운 팀명 만들기'를 했는데
옆에 앉은 부장이 갑자기 내 이름을 적으면서 'ㅎㅎ 미안합니다' 이러는거임.
'뭐지?' 했는데 내 이름을 새로운 팀명으로 제출했음.
내 이름을 예를 들어 복세편살이라고 하면, 복세편살팀 (복잡한 세상 편안하게 살자 팀) 이런식으로 내 이름을 줄임말로 만들어서 팀 이름을 만든거임.
(여기서 팀명이 워크샵 할때 하루 쓰는 팀명이 아니라 우리 회사 우리 팀의 새로운 공식 팀명을 한번 논의해보자는 거였음)
하지 마시라 했는데 전나 웃으면서 자기의 의견을 존중해 달라더군.
ㅋㅋㅋㅋ 그럼 왜 나는 존중 안해주는데 ㅋㅋㅋㅋ 결국 제출했고 투표까지 올라갔음.
다른 팀원들중 날 아는 사람은 내가 낸줄 알고 투표해서 2등까지 올라가서 발표됐지.
수백명 앞에서 내 이름이 그렇게 공지되니까 기분이 굉장히 더럽더라.
더 웃긴건 그 다음 주제가 가까운 미래에 바라는 우리팀 모습에 대해 토의할때였음.
그 부장이 내 이름을 또 거론하는 거임.
"복세편살 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복세편살 팀 되면 복세편살님이 팀장해야겠네요. ㅋㅋㅋ"
"이야 오늘 워크샵 복세편살님때문에 하루 편하게 가겠구만, 이 이야기만 하면 되네 ㅋㅋㅋ"
3연타 치는데 이 나이 먹고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인신공격을 하는거 자체가 너무 어이가 없었음.
무례하고 선 넘는 행동인 건 당연하고,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러는건지 이해 자체가 안됐음.
그 부장이 옆에 소파트라 우리 둘의 직속 상관에게 점심시간에 따로 이야기를 하고 난 오후 워크샵을 스킵함.
점심도 굶고 걍 ㅄ처럼 오후에 워크샵하는 호텔 로비랑 옆에 카페서 앉아있었음.
가끔 다시 생각나면 어처구니 없는 분노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ㅋㅋㅋㅋㅋ
내가 예민한 걸수도 있는데 난 이름이 네글자라 이름을 이용해서 웃음거리로 만드는 거에 남들보다 임계치가 낮긴 한듯.
파트장님이 나 마음 편해지면 셋이 만나서 사과 받고 할말 하고 짚고 넘어가자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음.
뭐 만나서 속상했어요, 사과하세요 한다고 이 기분이 씻어질지도 모르겠고,
이런 ㅄ같은 이슈로 평균 나이 40 넘는 사람이 모여서 미안해요 괜찮아요 하는것도 진짜 어처구니가 없음.
이 나이에 이런 고민 하는게 유머라 유머탭에 올림